시적극장 시적극장
<시적극장>은 하루 24시간을 한 시간으로 함축하여 빛과 소리로 표현해낸 설치극장이다. 퍼포머는 등장하지 않는다.
극장은 한 시간의 사이클로 반복되지만 관객은 시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극장을 체험하고 감각한다.
수십 개의 시선이 교차하는 극장 안에서 관객들은 서로의 퍼포머가 된다.
※ 쇼케이스 영상은 Virtual PAMS 내 상영 이후, 당일 20:30 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관람 가능합니다.
인물들 간 일상적인 대화로 가득한 연극 장면 사이사이에
시詩가 배치된 작품이 있다. 전체적인 리듬 속에 불현듯 떠오르는 이질적인 순간들이 존재하는 공연이다.
때로 시詩는 움직임으로, 빛으로, 소리로, 또는 침묵으로 대체된다.
시詩를 대신하여 시적詩的인 것이 무대로 침입하며 관객이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시적詩的인 것이 돌연 발생하는 순간에는 전후 맥락을 철저하게 따져보고 이해를 가늠하는 이성의 눈보다,
상황을 있는 그대로 온몸으로 지각하는 감각의 눈이 필요하다.
시적극장은 설치극장(installation theatre)이 되고자 한다.
역사적인 기억이 서려 있는 장소, 번화한 도심 한가운데,
다채로운 사람들이 오고 가는 광장, 한적한 시골 들판에
기꺼이 놓이고자 한다.
<시적극장>은 하루 24시간을 한 시간으로 함축하여 빛과 소리로 표현해낸 설치극장이다.
퍼포머는 등장하지 않는다.
극장은 한 시간의 사이클로 반복되지만 관객은 시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극장을 체험하고 감각한다.
수십 개의 시선이 교차하는 극장 안에서 관객들은 서로의 퍼포머가 된다.
시적극장(2018)이 블랙박스 공간에 놓였다면, 시적극장 2020은 아레나형 공간에 놓였다.
공간이 확대됨으로써 관객의 시각선과 동선 또한 확대되었다.
변화된 공간에서 관객이 경험할 수 있는 감각적 체험의 밀도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할까?
또,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구현된 사운드맵핑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기술은 우리의 시적詩的인 순간에 어떤, 그리고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한층 정교해진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시적극장>에서 관객들은 어떤 시적詩的인 순간과 마주할 수 있을지!
세부정보
· 연출 : 시적극장
· 공연시간 : 60분
· 무대크기(가로*깊이*높이) : 12*12*8m
· 투어인원 : 9명(출연자 0명, 스태프 9명)
ⓒGunu Kim
ⓒwooran foundation
시적극장 (Poetic Studio) 은 무대미술가 신승렬과 김혜림, 매체음악가 박승순, 사운드디자이너 베일리홍,
드라마터그 전강희, 프로듀서 김혜연으로 구성된 창작 그룹이다.
'무대와 음악/사운드' 중심의 극적 언어를 탐색하며,
획일화된 일상 속에서 시적詩的인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는 '상상/해방 공간'을 설치극장 형식으로 구축하고 있다.
퍼포머는 등장하지 않는다. 수많은 시선들이 교차하는 시적극장의 공간 안에서 관(람)객들은 서로의 퍼포머가 된다.
2018년 우란문화재단의 <시적극장> 작품개발 지원을 계기로
시작된 시적극장은 이후 <바람연구> <위치감각> <리서치프로젝트: On the Move> <시적극장 2020> 등의
작품 활동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우리 삶의 시적詩的인 순간을 탐색하고 있다.
<시적극장>은 희곡을 걷어낸 극장이다. 그리고 배우를 밀어낸 극장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있던 것을 없애고 부정하는 극장이 아니다.
오랫동안 무대를 지배한 재현이라는 억압 기제가 사라진 자리에서 음악이 움직이고 빛이 말하게 하는 극장이다.
관객은 더이상 객석에 앉아 저만치에 있는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이 아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스스로 극장의 문을 여는 순간,
그는 그 공간 안을 걷는 산책자가 된다. 관객은 때로는 멈춰서고,
때로는 오던 길을 다시 돌아가고, 때로는 한 자리에 가만히 앉는다.
그때 소리와 빛이 만난다. 빛이 침묵과 만나며, 소리가 침묵과 만나며 어둠이 빛과 만난다.
이 끊임없는 인터랙션 속에서 기존의 환영적 무대 위에 존재하지 않았던,
아니 존재해서는 안되었던 무수한 감각의 공간들이 만들어진다.
그 공간이란 바로 지금까지 관객이 볼 수 없었고 들을 수 없었던 것,
희곡의 거대서사에 떠밀려난 목소리와 몸들, 그리고 그들의 시간과 공간이다.
<시적극장>은 극장 안의 극장들, 세계 안의 세계들이다. 환영의 스펙타클로 가득 찬 세상,
그리고 그 세상을 이야기하는 무대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던 다른 세계,
다른 시간들과 공간들을 여는 극장이다.
이 극장의 문을 여는 것도 관객이고 극장 안의 시간을 결정하는 것도 관객이다.
극장 안의 무수한 시들을 읽고 쓰는 것 또한 관객이다.
그렇게 <시적극장>은 우리에게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되어야하지 않을까하고 조심스레,
아니 무심하게 묻고 있다.
이경미(연극평론가)
작품연혁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융복합무대기술 매칭지원사업 선정. 올림픽공원 K-아트홀 / 한국, 서울
2018 우란문화재단 / 한국, 서울
수상경력
2019 프라하 무대미술박람회 공식 작품 선정